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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개봉한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John Carter) 은 디즈니가 제작한 SF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고전 SF 소설 바숨 시리즈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웅장한 스케일과 독창적인 외계 세계를 구현했지만, 당시 관객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며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영화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SF 팬들 사이에서는 숨겨진 명작으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연출과 비주얼을 중심으로 영화의 진정한 매력을 분석해 본다.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포스터
    존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1. 웨스턴과 SF의 조화, 원작을 재해석한 스토리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은 단순한 외계 전쟁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웨스턴과 SF가 결합된 독특한 서사 구조다. 주인공 존 카터(테일러 키취)는 남북전쟁 참전 용사 출신으로, 전쟁에서 모든 것을 잃고 허무주의에 빠진 인물이다. 하지만 우연한 사건을 통해 화성(바숨)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그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바숨은 단순한 외계 행성이 아니다. 이곳은 녹색 피부를 지닌 4m 거인의 타르크족, 붉은 피부의 인간형 종족인 헬리움 왕국과 조다르카 왕국, 그리고 모든 것을 조종하는 비밀스러운 존재인 테른까지 다양한 종족이 살아가는 곳이다. 존 카터는 이 낯선 세계에서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되고, 타르크족의 전사들과 연합하며 바숨의 혼란을 종식시킬 방법을 찾아 나선다.

    영화의 스토리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구조를 따르지만, 원작이 쓰인 시기가 1912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신선함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가 익숙하게 본 스타워즈, 아바타 같은 영화들의 원형이 바로 이 바숨 시리즈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작품이 SF 장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원작이 나온 지 너무 오래되었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각색하면서도 익숙한 영웅 서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보다는 이미 본 듯한 느낌을 주었고, 흥행 실패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존 카터의 캐릭터가 단순한 '구원자' 역할을 넘어선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는 처음부터 바숨의 영웅이 되고 싶어 하지 않으며, 타르크족과 헬리움 왕국의 갈등에 휘말리는 것도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새로운 능력과 운명을 받아들이고, 데자 소리스(린 콜린스)와의 인연을 통해 바숨의 운명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존 카터:바숨 전쟁의 서막은 단순한 SF 액션 영화가 아니라 한 남자의 성장과 변화를 그린 모험담이라고도 볼 수 있다.

    2.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 강렬한 개성이 아쉬운 활용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캐릭터의 매력과 배우들의 연기다.

    테일러 키취(존 카터 역)는 기존 할리우드 스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배우였지만, 탄탄한 체격과 액션 연기로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그러나 그의 연기가 다소 무미건조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존 카터는 내면의 아픔을 가진 인물이지만, 감정 표현이 부족해 캐릭터가 평면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반면, 데자 소리스(린 콜린스)는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다. 헬리움 왕국의 공주이자 뛰어난 전사인 그녀는 단순한 ‘구출당하는 공주’가 아니라 강한 의지를 가진 리더로서 등장한다. 그녀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헬리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존 카터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조연 캐릭터들 또한 개성이 뚜렷하지만 활용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윌렘 데포(타스 타르카스 역)는 타르크족 지도자로, 존 카터를 처음으로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그는 존 카터와 예상치 못한 우정을 쌓아가지만, 영화 속에서 충분히 깊게 다뤄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마크 스트롱(테른 지도자 역)은 영화의 숨겨진 악당으로 모든 사건을 뒤에서 조종하는 존재다. 그러나 그의 계획이나 목적이 모호하게 묘사되며, 강력한 빌런으로서의 존재감이 부족하다.

    3. 압도적인 비주얼과 연출, 그러나 부족했던 서사적 깊이

    이 영화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부분은 바로 압도적인 비주얼과 웅장한 연출이다.

    바숨의 독창적인 디자인: 영화는 바숨을 단순한 붉은 행성이 아닌, 거대한 도시와 황량한 사막이 공존하는 세계로 그려낸다. 헬리움 왕국의 푸른 에너지와 조다르카 왕국의 붉은 건축 양식이 대조를 이루며, 각 종족의 문화적 차이를 비주얼적으로 강조한다.

    초인적인 능력과 전투 장면: 존 카터는 바숨의 낮은 중력 덕분에 엄청난 점프력을 얻게 되며, 이를 활용한 전투 장면들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특히 거대한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장면이나, 타르크족과 함께 싸우는 장면들은 시각적으로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영화가 비주얼에 치중하다 보니 스토리의 깊이가 부족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감동적인 장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간의 관계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하며, 스토리 전개가 급하게 이루어지는 부분이 많았다.

    결론: 과소평가된 SF 대작, 다시 봐야 할 영화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은 개봉 당시 기대에 못 미쳤지만, 시간이 지나며 재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독창적인 세계관과 웅장한 비주얼, 강렬한 액션과 몰입감 있는 연출등은 인상적이다. 스토리의 전개가 다소 급하고 감정선이 부족한 캐릭터 묘사는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흥행 실패에도 불구하고, 시각적 완성도와 연출은 뛰어난 작품으로 재평가될 여지가 충분하다. SF와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감상해 볼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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